'앞뒤 안 맞는' 음향대포 도입 이유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조현오 청장, 잘못된 욕구 드러나"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0년 10월 8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정관용> 지향성 음향장비, 이른바 음향대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죠. 바로 오늘 인권단체 연석회의 등 43개 단체 주체로 이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서울의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인권연대 오창익 국장 전화해 모셔보죠. 안녕하세요?
▷오창익>네. 안녕하세요?
▶정관용>문제핵심은 이게 안전하냐 아니냐일 텐데 오늘 그 논의하는 자리에서 경찰이 안전성 검사를 의뢰했다고 하는 분이 직접 나와서 무슨 말씀을 했다고요?
▷오창익>네. 서울대 교수께서 나오셨는데요.
▶정관용>뭐라고 했어요?
▷오창익>일부는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검증 안 됐다... 라고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분 말씀은 안전성이 검증이 안 된 것이 아니라 그 정도 소음이면 사람에게 심각한 위험을 미친다. 이런 걸 확인해 줬고요. 음향대포가 152dB까지 소리가 나는데요. 152dB을 틀지 않더라도 121dB만 되더라도 고막손상이 우려된다. 그리고 사람인체라는 게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고막만이 아니라 뇌나 안구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요. 또 dB, 소리의 크기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소리라는 게 주파수, 음의 고조 같은 것도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정신보건에도 심각한 문제를 미치게 된다. 이런 점이 지적됐고요.
▶정관용>그런 얘기를 서울대학교의... ▷오창익>성 교수님께서 해주셨어요.
▶정관용>성광모 교수님이네요.
▷오창익>네. 그렇습니다.
▶정관용>그런데 중요한 건 경찰청장인 조현오 청장은 바로 이 성광모 교수 팀한테 안전성 검사를 의뢰해서 다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창익>그게 거짓말이라는 게 이제 지난주 언론보도를 통해서 확인됐던 거고요. ‘안전성 검사를 의뢰했는데 이게 굉장히 안전하지 않은 장비다. 특히 대중, 불특정 다수가 이런 소리에 노출됐을 때 위험이 있다.’ 라는 지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거는 이제 발표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안전성이 확인 됐다고 얘기한 서울대 연구팀에게 질문을 했고 어떻게 된 거냐 라고 문의하는 과정에서 안전하다고 확인해 준 바가 전혀 없다.
▶정관용>그런 검사는 안 했다면서요? 아예.
▷오창익>거짓말이다. 이러면서 이제 경찰이 거짓말 했다는 게 확인 된 거죠.
▶정관용>오창익 국장도 혹시 시연회 했다는 데 가보셨습니까?
▷오창익>기자들만 불렀고요. 저희 같은 민간단체는 부르지 않았습니다. 들어보지는 못했는데요.
▶정관용>들어보진 못하셨군요.
▷오창익>동영상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들어봤고요. 청취자들께서도 뭐 인터넷에서 간단한 검색만 하시면 음향대포 동영상 치시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데요. 이게 삑삑삑 하는 아주 높은 음의 소리가 들립니다. 자극적인 소리고요. 불쾌한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의 여운이나 이런 것도 아주 오래 남고요. 직접 들으면 기자들이 시연회에서 직접 들었는데 ‘64m 전방에서 10초 동안 120dB을 들었는데도 메스껍고 구토가 나오려고 그랬다. 참기 어려웠다.’
▶정관용>구토까지 나요?
▷오창익>이것이 기자들의 일관된 증언이었고요. 그래서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던 시연회 이후에 다수의 언론이 사설을 통해서 음향대포도입을 반대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전환점이 됐던 거 같습니다, 오히려.
▶정관용>이런 논란이 되고 그 다음에 또 안전성 검사 한 쪽에서 그런 게 아니라는 얘기도 나오니까 경찰도 한 발 물러서긴 했더라고요. 이것을 의사소통용으로 쓰겠다고 했던데 그건 뭔 얘기예요?
▷오창익>기본적으로는 스피커니까요. 음향장비니까 해산하라든지 또는 뭐 그쪽으로 가면 위험하다든지 경고방송을 하는데 쓰겠다는 건데요. 그건 지금 장비가 다 있습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대포역할을 할 수 있는 음향장비를 들여와 놓고는 당장 여론의 반대가 있으니까 ‘그게 아니라 소통용으로 쓰겠다.’ 국민과 소통하는데 그렇게 비싼 외국장비가 필요한지 모르겠고요. 그런 얘기도 하고 있고 어제 국감 같은 경우에는 조현오 경찰청장이 그게 정말인지는 모르겠는데 152dB, 최고출력으로 해서 10m 전방에서 자기가 들었는데 아무 이상이 없더라. 그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10m 전방에서 들었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음향대포로써 효과가 없다는 거고요. 또 기자들의 증언과 배치 되기도 하고요. 거짓말을 하거나 효과가 없든지. 둘 중의 하나인데요. 그런 부분이 문제가 되는 거 같은데도 조현오 경찰청장은 음향대포를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정관용>바로 직전 청장이었던 강희락 전 청장은 ‘이건 오히려 제삼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효과는 별로 없다.’ 이래서 그때 반대했었잖아요. ▷오창익>네. 그 집시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보면 집회의 소음을 규제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정관용>그렇죠.
주변에 피해 주며 시위진압 해도 되나?
▷오창익>주간의 경우에는 80dB 이상이면 경찰이 집회를 중지시킬 수 있는데요. 이건 뭐 집회시위 하는 입장에서는 좀 ‘악법이다’ 이런 주장도 있지만.
▶정관용>주변에 피해를 주면 안 되니까 이런 거죠.
▷오창익>실제는 주거공간의 평온함, 이런 거를 통해서 이걸 지키기 위한 거다. 이렇게 볼 여지도 있죠. 그런데 80dB이면 집회도 못하게 되는데 경찰이 길거리에서 152dB까지 소음을 일으키겠다. 발상자체가 잘못됐다고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울경찰청장이었던 현 조현오 경찰청장이 도입을 건의했다가 당시에는 중지됐었는데요. 조현오씨가 경찰청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바로 추진한 거고요. 그게 이제 알려지게 된 겁니다.
▶정관용>외국에 이런 걸 많이 사용합니까?
▷오창익>아니요. 소말리아 해전 등에 사용했다고 하고요. 이라크 전에서도 사용했다고 하고요. 그 다음에 집회시위에서 사용한 건 거의 지금 확인이 안 되고 있는데요. 미국의 피츠버그에서 G20정상회담 때 좀 썼던 거 같고요. 캐나다에서도 지난번 G20정상회담 때 쓰려고 했는데 캐나다 법원이 제지를 했습니다. 이게 안전성이 확인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매우 까다로운 제약요건을 제시해서 쓰지 못하게 했죠. 그리고 국제적인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정관용>그런데 조현오 청장은 서울청장시절부터 왜 계속 이거를 들여오려고 할까요?
▷오창익>G20회의라는 큰 행사가 있으면 특히 대통령이 굉장히 관심을 갖고요. 정권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가 진행되면 경찰 등 공무원들은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히 경찰은 정권에 의존적 성격이 굉장히 강하고요. 어떤 정권이 들어서건 간에요. 그래서 이를테면 정권에서 재채기를 하면 경찰은 기침에 걸린다는 말을 할 정도의 조직인데요. 그러니까 오버하고 있는 걸로 봅니다.
▶정관용>오버다.
▷오창익>지금 G20을 맞아서 새로운 장비들을 들여오는 건 그걸 통해서 예산을 확보할 수 있기도 하지만 또는 정권에게 굉장히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그런 잘못된 욕구가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관용>그런데 이런 것 장비 도입하는 것은 그냥 경찰청 자체에서 결정권한이 있어요? 청장이 마음먹으면 되는 겁니까, 아니면 어디 규제를 받을 수 있습니까?
▷오창익>시행령으로 돼 있는데요. 지난 주 월요일 날 입법예고한 장비사용규정이 알려지면서 이게 논란이 시작됐는데요. 시행령으로 되어 있어서 차관회의나 국무회의를 거쳐야 합니다. 형식적으로는 그렇지만 경찰장비라는 게 지금처럼 많이 음향대포가 보도된 다음에는 누구나 알지만 그 전에 지향성 음향장비, 이렇게만 돼 있으면 사실 뭔지 모르거든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 저는 경찰청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요. 국회에서도 예산, 이게 예산이 따르는 거기 때문에 국회 통제도 있습니다마는 여태까지의 전례로 봐서는 경찰청장이 원하면 마음만 먹으면 도입했던 게 사실입니다.
▶정관용>그런데 이번 건은 국무회의 통과까지 끝났어요, 안 끝났어요?
▷오창익>아닙니다. 입법예고 됐고요. 아직 절차를 더 밟아야 되고요. 국무회의 정도까지 정상적으로 통과되면 G20이 끝난 다음입니다. 그럼 도대체 뭘 하자는 어떤 의도인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관용>정상적인 절차를 당겨서라도 하겠다는 거 아닐까요, 경찰청장은?
▷오창익>경찰청장이 국무회의까지 당길 정도의 힘은 없을 거 같고요. 경찰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얘기가 달리 나옵니다.
▶정관용>뭐라고 나옵니까? 앞뒤가 안 맞잖아요.
▷오창익>앞뒤가 다 안 맞습니다. G20을 앞두고 하고 있다는 얘기도 동시에 나오고요. G20이 아니라 앞으로의 집회시위를 위해서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도 있고요. 좀 혼돈스러운 상태입니다. 그런데 책임 있는 국가기관으로서는 좀 아쉬운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관용>뭐 처음부터 끝까지 맞는 말이 없네요. 그러니까 ‘안전성 검사를 우리가 했었다.’ 라고 했는데 정작 검사한 분은 오늘 토론회에서 ‘자긴 그런 거 한 적 없다. 다른 거 검사했는데 이거 문제가 있더라’ 이렇게 얘기하고 있고 국무회의 통과 안 한 거를 G20 때 쓰겠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쓸 수 있다는 거죠?
▷오창익>지난 주 토요일 아침 신문부터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오늘까지 계속 기사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예산도 잘못 전용해서 썼다는 부분이 지적됐고요. 안전성 문제도 그렇고요. 전임 청장이 반대했다는, 장비 하나 들어오면서 굉장히 많은 사회적 논란을 거쳐야 하는데요. 경찰청의 담당자의 말들도 계속 바뀌고 있고요. 이런 경찰이 집회, 시위를 안전하게 국민의 편에서 관리할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말이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네. 일단 좀 다시 한 번 잘 뜯어봐야 되겠습니다. 경찰 스스로 자기들 스스로를 뜯어볼 필요가 있겠어요.
▷오창익>네.
▶정관용>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창익>고맙습니다.
▶정관용>인권연대 오창익 국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