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훈민정음 반포 행사 외모·성차별 등 논란 일어

서울시가 ‘2009 훈민정음 반포 재현행사’에 출연할 세종대왕과 문무대관을 모집하면서 ‘30세 이상 50세 이하의 신체 건강한 남성’ 등으로 제한했다. 인권단체 등에선 “서울시가 성과 외모 등을 차별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글날인 10월9일 경복궁 근정전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한글의 우수성과 가치를 알리는 ‘2009 훈민정음 반포 재현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서울시는 같은날 세종대왕 동상도 제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 재현행사에 세종대왕과 문무백관으로 출연할 연기자 30여명을 뽑기로 하고 이날 세부 기준을 발표했다.

시는 행사에 출연할 연기자의 기준을 30세 이상 50세 이하의 신체 건강한 남성으로제한했다.

시는 또 “배역이 고귀한 신분인 만큼 외모와 분위기를 고려한다”면서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위엄이 있고 인자한 인상이거나 옷맵시가 있어야 한다. 걸을 때 자세도 단정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선발 기준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간단한 프로필과 사진을 첨부한 지원신청서를 작성해서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을 거쳐 선정할 예정이다. 면접에서는 발표력·어휘력·구사력을 심사할 계획이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서울시의 선발기준은 여성·장애인·이주민 등을 배제시키고 상처를 주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밝혔다.

오 국장은 이어 “우리가 세종대왕에게서 계승해야 하는 것은 ‘애민’이라는 시대정신”이라며 “이제는 양성 평등, 소수자·약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시대정신이고, 그런 정신을 구현해야 한글날 행사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아영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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