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쟁을 피해 낯선 땅에서 새 삶을 찾아가는 한 소녀가 들려주는 평화에 대한 바람과 유쾌한 상상이 담긴 이야기 

전쟁 문에 향인 라크를 나온 녀, 리는 에서 근히 해지는 력과 별에 롭고 날을 낸다. 황을 겨내기 리는 상력과 미가 야기를 어낸다. 장이 악한 은니 야기를. 상의 타성과 력성을 대어 어낸 야기는 실에서건 은니 국에서건 화로운 상은 로에 중과 뜻한 마음에서 롯된다는 시한다. 

누리가 이모에게 보내는 솔직하고 가슴 아린 편지 형식의 글과, 의미심장하고 상상력 풍부한 이야기 속 이야기를 통해 폭력의 잔인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책이다. 



저자소개

안드레아 카리메 - 1963년 독일 카셀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한쪽은 독일인, 한쪽은 레바논인이다. 음악교육과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난민여성 교육에도 참여했다. 교사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구연하는 것을 좋아한다. 2004년에 첫 책을 출간했고, 2005년부터는 동화 구연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책 «바그다드에서 온 소녀와 이야기 양탄자»로 '본 이주 연구소'에서 주는 문학상인 '미토스 프렘데'의 어린이·청소년 부문 1등상을 받았다.


그린이

아네테 폰 보데커 뷔트너 - 1965년 독일 뷔초프에서 태어났다. 드레스덴에서 분장을 공부하고 드레스덴 국립극단에서 분장사로 일했다. 그 후 라이프치히에서 그래픽과 북아트를 공부하고 2001년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옮긴이

김라합 -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스콧 니어링 자서전»,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휠체어를 타는 친구», «일요일의 아이», «두 섬 이야기» 등이 있다.



서평

전쟁을 피해 낯선 땅에서 새 삶을 찾아가는 한 소녀가 들려주는 평화에 대한 바람과 유쾌한 상상이 담긴 이야기

 

전쟁 때문에 고향인 이라크를 떠나온 소녀, 누리는 낯선 땅에서 은근히 가해지는 폭력과 차별에 외롭고 힘든 나날을 보낸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누리는 상상력과 재미가 가득 담긴 이야기를 지어낸다. 심장이 없고 포악한 검은니 괴물 이야기를. 인간 세상의 배타성과 폭력성을 빗대어 지어낸 이 이야기는 현실에서건 검은니 괴물 왕국에서건 평화로운 세상은 결국 서로에 대한 존중과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누리가 이모에게 보내는 솔직하고 가슴 아린 편지 형식의 글과, 의미심장하고 상상력 풍부한 이야기 속 이야기를 통해 폭력의 잔인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책이다.

 

한 소녀가 있었다.

이라크에 살던 누리라는 이 소녀는 대추야자를 먹으며 올리브 나무에서 놀며 지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밖에 나가 놀 수 없게 되었다. 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늘에는 전투기와 오렌지색 불빛들이 보였고, 언제 폭탄이 터질지 몰라 맘대로 거리를 나다닐 수도 없었다.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숨죽이며 지내야만 하던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모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동생 지나는 발에 채인 빵처럼 공중으로 붕 떠올라 목숨을 잃었다. 누리네 가족은 슬픔과 추억을 가슴에 담고서 정든 고향을 떠나 독일로 왔다.

낯선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누리의 현실과 그 너머의 삶

독일로 온 누리의 삶은 낯설고 힘겹기만 하다. 전쟁 중인 이라크에서 겪은 일들과 두려움의 기억이 시시때때로 되살아나는 데다 학교 친구들은 손가락질하며 따돌린다. 누리는 이모가 들려주곤 하던 악마를 골탕 먹이는 요정 이야기가 그립기만 하다. 누리는 이모를 그리워하며 이모에게 편지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이 책은 고향을 떠나올 수밖에 없었던 소녀의 아픔과 낯선 사회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차별과 외로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당사자인 소녀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준다. 그리고 소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이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돌이켜보게 한다.

편견과 차별, 전쟁, 평화. 이런 단어들은 이미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질 때에는 ‘당연한 거 아냐?’라며 자신 있게 말하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쉽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연민’과 ‘당위’가 앞서 어떠해야 한다고 마치 주문처럼 외우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누리라는 소녀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녀가 겪는 다양한 감정과 바람들을 생생하게 전해주어 우리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가게 한다. 그래서 도덕적인 관념으로서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들을 이해하는 길로 안내한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서 있는 우리에게 저 멀리 빛을 비춘다. 현실에서 맞닥뜨린 문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들 가슴에 맺힌 아픔의 기원을 바라보라고. 모든 이들이 누려야 할 자연스럽고 평화로운 삶을 빼앗아간 주범이 무엇인지 바로 보는 것에서 출발할 때 그들을 한 인간으로서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우리 사회 안에서 빚어지는 역사적 아픔에 공감한다면 그것은 그 누군가의 일이 아닌 우리들 자신의 문제로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누리가 독일에서 겪는 어려움은 큰 잘못이 있어서도, 대단한 것도 아니다. 단지 그 사회에서는 이방인이기 때문에 생기는 것들이다. 빵맛도 고향인 이라크의 빵맛과 다르고, 기후도 영 딴판이다. 아이들은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냄새공주’라 놀리며 옆자리에 앉기 싫어하고, 까닭 없이 발로 차며 못살게 굴기도 한다. 고향에 살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일들이다. 또 한편으론 새로운 삶에 적응해가면서도 여전히 고향인 이라크에서 겪은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 때문에 괴로워하며 지내던 누리는 고향에서 이모와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이야기 양탄자를 떠올린다.

 

누리와 이야기 양탄자, 상상력의 힘

 

누리가 고달프고 외로운 삶을 지탱하게 해준 것은 아빠가 새로 사 준 양탄자다. 누리는 자신의 힘겨움을 달래기 위해 이야기 양탄자에서 이야기를 찾아낸다. 슬픔에 빠져 있기보다는 자신을 달래고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할 아주 좋은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두려움과 외로움에 맞설 힘을 키우며, 그것을 이겨낸다는 것을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누리는 양탄자에서 찾아낸 검은니 괴물 이야기를 자신을 괴롭히는 같은 반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아이들은 환상적인 이야기에 끌려 날마다 누리의 이야기를 기다리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해 누리를 바라보는 친구들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마침내 누리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전쟁과 바그다드에 대해, 동생 지나와 이모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얻게 된다.

 

누리가 들려주는 상상 속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재미를 넘어서 평화에 대한 바람을 담고 있어 더 큰 의미가 있다.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상상 속 이야기가 듣는 이들의 가슴에 스며들어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누리의 평화에 대한 유쾌한 상상 - ‘검은니 괴물 왕국 이야기’

 

누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사막 가까이에 있는 성에 사는 ‘검은니 괴물’들의 이야기다. 검은니 괴물들은 곤충과 전쟁을 치른 뒤 곤충을 빵으로 만들어 먹고 살며, 아주 못돼서 남이 울면 깔깔 웃고 박수를 치고, 예쁜 건 무조건 먹어 치운다. 그리고 심장이 없다. 그런데 검은니 괴물 왕의 두 아이 중 하나인 바히아 공주는 좀 별나서 가끔 예의 바르게 군다. 그래서 검은니 왕은 그럴 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못마땅해하던 차에 공주에게 심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왕은 공주를 잡아먹으려 한다. 왕의 두 아이는 신에게 도움을 청하러 나선 길에 사막의 곤충들에게 붙잡히게 되고, 모든 사정을 알게 된 곤충나라의 잠자리 여왕은 왕의 아이들과 함께 검은니 왕을 골탕 먹인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 더 큰 재미를 주는 점은 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흥미와 통쾌함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라크를 둘러싼 전쟁과 한 나라의 지도자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을 모른다 하더라도 탐욕이 얼마나 힘없는 많은 이들을 고통에 빠뜨리며, 그것을 이겨내는 힘은 결국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연대와 서로에 대한 존중임을 암시하는 이 이야기에 담긴 뜻은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도 슬프지 않은 세상을 꿈꾸며

 

누리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이모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더는 괴롭히는 아이가 없으며 이제 친구도 사귈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하지만 누리에게는 더 큰 소망이 있을 것이다. 전쟁 때문에 누군가 슬픔을 겪게 되지 않는 세상, ‘사과만 하면 잘못한 게 다 없어지는 게’ 아니듯이 욕심이나 편견 때문에 누군가 아파하는 일이 아예 생기지 않는 세상에서 사는 것 말이다.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마음가짐은 단순하다. 누군가의 아픔을 공감하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만들겠다는 의지와 그것이 가능하리라는 믿음이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우리의 바람을 모두가 공유할 때 그러한 세상은 가능해질 것이다. 이 책이 그러한 공감과 상상력과 믿음을 함께 나누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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