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경찰 인권교육 강사에 야유… 아직 정신 못차리는 ‘양천서’
ㆍ“고문 봤냐” 빈정대자 박수
구속피의자에 대한 가혹행위로 논란을 빚었던 양천경찰서가 마련한 자정결의대회 초청 강연에서 경찰들이 인권교육 강사에게 야유를 퍼부어 한때 강연이 중단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양천경찰서와 인권연대에 따르면 지난 7~8일 이틀간 양천서에서 진행된 초청특강에서 둘째날 참석한 경찰들이 오창익 인권연대 국장의 강연이 시작된 지 2~3분 만에 “당신이 고문하는 것을 봤느냐”며 빈정댄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또 일부 경찰관들은 해당 경찰관의 발언을 옹호하면서 박수를 치고 오 국장을 향해 야유까지 퍼부었다. 결국 오 국장은 “이대로는 강연을 할 수 없다”며 강연장을 나섰고 강연은 10여분간 중단됐다. 오 국장은 “도저히 강연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곳곳에서 야유와 박수소리가 나왔다”며 “‘이대로는 강연을 할 수 없으니 나가겠다’고 하자 경찰들이 ‘정 그러면 나가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두번째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간부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경감 한 명만 당시 상황을 진정시키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 국장은 “경찰들이 지금의 사태를 인정하기 싫은 것이고, 스스로 실적주의의 희생양이라 생각해 반성하지 않기 때문에 강연에서 나온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라며 “‘날개꺾기’ 등의 고문을 고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찰들의 인식 자체가 일반인들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경찰들이 반성하지 않고 아무런 인식변화도 없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열 양천서장은 “오 국장이 그 정도의 비판도 감수하지 않고 초청강연을 수락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며 “오 국장이 강연을 하는 도중에 참석자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경찰들은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서장은 이어 “불쾌했다면 강연을 끝까지 하지 말고 나갔어야겠지만 끝까지 강연을 마치지 않았느냐”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일주일도 지난 지금에 와서 왜 이런 일을 터트리는지 모르겠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구속피의자에 대한 가혹행위로 논란을 빚었던 양천경찰서가 마련한 자정결의대회 초청 강연에서 경찰들이 인권교육 강사에게 야유를 퍼부어 한때 강연이 중단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양천경찰서와 인권연대에 따르면 지난 7~8일 이틀간 양천서에서 진행된 초청특강에서 둘째날 참석한 경찰들이 오창익 인권연대 국장의 강연이 시작된 지 2~3분 만에 “당신이 고문하는 것을 봤느냐”며 빈정댄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또 일부 경찰관들은 해당 경찰관의 발언을 옹호하면서 박수를 치고 오 국장을 향해 야유까지 퍼부었다. 결국 오 국장은 “이대로는 강연을 할 수 없다”며 강연장을 나섰고 강연은 10여분간 중단됐다. 오 국장은 “도저히 강연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곳곳에서 야유와 박수소리가 나왔다”며 “‘이대로는 강연을 할 수 없으니 나가겠다’고 하자 경찰들이 ‘정 그러면 나가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두번째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간부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경감 한 명만 당시 상황을 진정시키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 국장은 “경찰들이 지금의 사태를 인정하기 싫은 것이고, 스스로 실적주의의 희생양이라 생각해 반성하지 않기 때문에 강연에서 나온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라며 “‘날개꺾기’ 등의 고문을 고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찰들의 인식 자체가 일반인들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경찰들이 반성하지 않고 아무런 인식변화도 없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열 양천서장은 “오 국장이 그 정도의 비판도 감수하지 않고 초청강연을 수락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며 “오 국장이 강연을 하는 도중에 참석자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경찰들은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서장은 이어 “불쾌했다면 강연을 끝까지 하지 말고 나갔어야겠지만 끝까지 강연을 마치지 않았느냐”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일주일도 지난 지금에 와서 왜 이런 일을 터트리는지 모르겠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