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문화 혁신 토론회 열려
가혹행위 확인때 부대 해체 검토
총기사고뒤에도 25% “구타 필요”

강화도 해병대 총기 사건 발생 보름째를 맞이해 18일 군 당국이 사고예방 대책 가운데 하나로 가혹행위와 기수열외(왕따) 등에 가담한 해병대 병사는 일정 기간 붉은 명찰을 부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붉은 명찰은 8각 모자, 섀미 군화와 함께 해병대의 상징이다. 기수열외에는 ‘해병열외’로 대응하겠다는 셈이다.
이날 오후 경기도 김포 해병2사단 필승관에서 열린 ‘해병대 병영문화 혁신 대토론회’에서 해병대사령부는 “병영 내 악·폐습을 척결하라는 사령관 특별명령을 내리고 이를 위반한 경우 명령위반죄로 엄중처벌하겠다”며 “명령 위반자는 빨간 명찰을 회수하고 사령부 차원에서 소속을 변경시키겠다”고 밝혔다. 중대급 이하 부대에서 가혹행위 등이 확인될 경우 해당 부대를 해체하고 재창설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다만 기수 문화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공존하는 만큼 당장 폐지를 검토하지는 않기로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사회를 본 이상훈 해병2사단장(소장)은 “장병을 대상으로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총기 사건 전후에 조사를 해봤다”며 그 결과를 소개했다. 총기사건 전에는 ‘구타가 필요하다’와 ‘아니다’가 46% 대 54%로 갈렸는데, 사건 뒤에는 그 비율이 25% 대 75%로 변했다. 비율이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해병대 장병 넷 중 한명은 “구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민간이 함께 참여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먼저인데 (국방부가) 무슨 단계별로 행사 치르듯이 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서는 제대로 된 대안이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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