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한 기회보장" vs "남성위주 문화에 적응못해"
시민단체들 "신중히 접근해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국방부가 `여성 지원병(兵)'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12일 알려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제도의 취지와 실효성 등을 놓고 두고 찬반 의견이 갈렸다.
일부 시민은 여성도 남성과 같은 의무와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환영 의사를 밝힌 반면 오랜 세월 남성 위주의 문화가 뿌리내린 곳에 여성들을 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군에서 전역한 대학생 강승리(23)씨는 "구타와 같은 악습도 근절됐고, 병사들의 인권도 좋아졌다. 여성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여성이 간부만 해야 한다는 것은 병 제도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행정병과 등에서는 남녀의 능력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가 남녀 불평등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현철(43)씨 역시 "의무 복무가 아닌 지원제라면 여성들에게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는 의견을 냈으며, 대학원생 이지영(27.여)씨도 "남녀간 기회의 균등을 구현해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제도 도입으로 야기될 문제점 등을 우려하는 시민도 적지않았다.
대학생 최지연(22.여)씨는 "군대 내무반은 오랜 기간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지배하는 곳이었다"며 "거수경례 자세, 행진자세만 하더라도 남성들 신체에 더 적합한 자세들인데, 이런 작은 것들부터 하나하나 고치려면 엄청난 노력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원 신나래(25.여)씨도 "여성 중에 병으로 군대에 가려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남녀가 함께 군대에서 어떻게 생활하려면 적응기간도 꽤 걸릴 것"이라며 "민감한 문제인데 충분한 대책이 있는 상태에서 이런 안이 나온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제도의 취지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렸고, 실효성을 위해서는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국방력은 인원수만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닌데, 병 충원을 위해 이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인식은 잘못됐다"며 반대론을 폈다.
그는 "군 가산점 논란과 관련해 여론을 떠보는 것에 불과하다"며 국방부가 예상되는 문제의 대책을 내놓지도 않고 섣부르게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진보연대 장대현 대변인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여성이 진출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제도의 취지에는 찬성했다.
하지만 현재 국군 병들은 인권 제약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여성들에게도 이런 고통을 주는 결과만 가져올 수도 있다며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문화연대 관계자도 "소수 여성지원자를 위해 내무반 장비 등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며 "이 제도가 `군 가산점' 부활을 지지하는 논거가 돼서는 더더욱 안된다"고 우려했다.
hysup@yna.co.kr
시민단체들 "신중히 접근해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국방부가 `여성 지원병(兵)'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12일 알려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제도의 취지와 실효성 등을 놓고 두고 찬반 의견이 갈렸다.
일부 시민은 여성도 남성과 같은 의무와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환영 의사를 밝힌 반면 오랜 세월 남성 위주의 문화가 뿌리내린 곳에 여성들을 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군에서 전역한 대학생 강승리(23)씨는 "구타와 같은 악습도 근절됐고, 병사들의 인권도 좋아졌다. 여성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여성이 간부만 해야 한다는 것은 병 제도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행정병과 등에서는 남녀의 능력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가 남녀 불평등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현철(43)씨 역시 "의무 복무가 아닌 지원제라면 여성들에게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는 의견을 냈으며, 대학원생 이지영(27.여)씨도 "남녀간 기회의 균등을 구현해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제도 도입으로 야기될 문제점 등을 우려하는 시민도 적지않았다.
대학생 최지연(22.여)씨는 "군대 내무반은 오랜 기간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지배하는 곳이었다"며 "거수경례 자세, 행진자세만 하더라도 남성들 신체에 더 적합한 자세들인데, 이런 작은 것들부터 하나하나 고치려면 엄청난 노력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원 신나래(25.여)씨도 "여성 중에 병으로 군대에 가려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남녀가 함께 군대에서 어떻게 생활하려면 적응기간도 꽤 걸릴 것"이라며 "민감한 문제인데 충분한 대책이 있는 상태에서 이런 안이 나온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제도의 취지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렸고, 실효성을 위해서는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국방력은 인원수만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닌데, 병 충원을 위해 이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인식은 잘못됐다"며 반대론을 폈다.
그는 "군 가산점 논란과 관련해 여론을 떠보는 것에 불과하다"며 국방부가 예상되는 문제의 대책을 내놓지도 않고 섣부르게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진보연대 장대현 대변인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여성이 진출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제도의 취지에는 찬성했다.
하지만 현재 국군 병들은 인권 제약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여성들에게도 이런 고통을 주는 결과만 가져올 수도 있다며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문화연대 관계자도 "소수 여성지원자를 위해 내무반 장비 등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며 "이 제도가 `군 가산점' 부활을 지지하는 논거가 돼서는 더더욱 안된다"고 우려했다.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