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국가 현실화될 것인가? (홍미정 건국대 중동 연구소 연구교수)
홍미정/ 건국대학교 중동 연구소 연구교수
이러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공인 움직임에 대하여 미국이 제동을 걸었다. 2010년 12월 15일 미국 의회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국제 사회로부터 공인받으려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노력을 비난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자 협상을 통한 분쟁 해결 요청’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인하려는 유엔안보리의 어떤 움직임도 거부’한다고 결의하였다. 이 결의는 미국 의회 외교위원회 의장인, 하워드 베르만(Howard Berman)이 발의하고 53명의 의원들이 공동 제안하여 통과되었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1967년 경계를 국경으로 갖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인한 것을 언급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인하려는 유엔 안보리의 어떤 움직임도 거부한다고 명시하였다. 최근의 서로 다른 이러한 국제 사회의 움직임은 2009년 8월 살람 파야드(Salam Fayyad) 팔레스타인 총리가 팔레스타인국가 수립계획인 ‘Ending the Occupation, Establishing the State’를 발표하면서 표면화되었다. 이 계획은 1967년에 점령당한 영토인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서안, 가자에 2년 내에 ‘독립적이며, 주권이 있고, 생존 가능한’ 팔레스타인 국가를 창설하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조지 W. 부시가 중재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직접 협상의 결과물인 2003년 로드맵에 토대를 둔 것이다.
이러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독립 국가 선언’과 이러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노력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응답은 이전에도 있었다. 1988년 11월 15일 PLO의 입법 기구인 팔레스타인 민족회의(the Palestinian National Council)가 알제리에서 ‘예루살렘을 수도로 팔레스타인 땅에서 팔레스타인 국가의 창설’을 명시하는 팔레스타인 독립 선언을 채택하였다. 1948년 아랍 고등 위원회가 가자에서 독립선언을 한 이후, 이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두 번째 독립 선언인 셈이다. 두 번째 독립 선언 이후, PLO 의장 야세르 아라파트가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였고, 1988년 11월 15일의 팔레스타인 독립 선언을 인정하는 유엔 총회 결의가 12월 15일에 채택되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유엔 총회는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Palestine'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결정하였다. 이 결의에 대하여 104개 국가가 찬성 투표하였고, 44개 국가가 기권하였으며, 오직 미국과 이스라엘만 반대투표를 하였다. 12월 중순까지 75개 국가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였고, 1989년 2월까지 대부분 개발 도상국가들을 구성된 93개 국가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였다. 1988년 11월 UN 총회 결의문에서 팔레스타인은 이미 국가로서의 지위를 명시적으로 확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유효한 팔레스타인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볼 때, 팔레스타인 국가 공인을 포함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은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그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유럽 국가들과 러시아(소련 포함)는 친이스라엘 정책을 펴는 미국과 입장을 공유했다. 그렇다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팔레스타인 국가 공인이라는 연쇄반응에 더하여,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이 이 분쟁을 해결하도록 미국을 압박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