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모임>의 5월 작품은 론 하워드 감독의 <프로스트 vs 닉슨>(2008)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 <다빈치 코드>, <뷰티풀 마인드> 등의 작품들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아온 론 하워드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은 물론이고 완벽한 닉슨이라고 호평을 받으며 각종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프랭크 란젤라의 연기력까지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1977년 4월, 미국 TV 뉴스 프로그램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워터게이트 사건 인터뷰. 인터뷰를 통해 불명예를 씻고 정계로 복귀하고 싶은 닉슨과 국민이 원하는 진실을 밝히고 뉴욕 방송국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방송인 프로스트. 이 인터뷰는 이 둘의 개인적인 성공을 위한 대결의 장이기도 했지만, 언론에 대한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을 묻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진실의 여부에 대하여 워터게이트 사건 전반에 관한 흥미진진한 역사의 시간속으로 함께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일시 : 2010년 5월 4일(화) 저녁 7시 30분
  • 장소 : 장충동 경동교회 여해문화공간(동대문역사문화공원 4번출구 장충동 방면 3분거리)
  • 문의 : 인권연대 사무국(02-749-9004)

  영화 정보

INFORMATION
영어제목 : Frost/Nixon
감독 : 론 하워드
주연 : 프랭크 란젤라 / 마이클 쉰
제작사 : 이매진 엔터테인먼트, 워킹 타이틀 필름즈
배급사 : UPI 코리아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8년
상영시간 : 122분
장르 :  드라마

SYNOPSYS

한물간 방송인 ‘프로스트’와 사임한 전직 대통령 ‘닉슨’
이들의 역전을 노린 숨막히는 대결이 시작된다!

 국민에게 아무런 진실도 밝히지 않은 채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사임한 전직 대통령 닉슨(프랭크 란젤라).

 그의 사임 장면 생방송이 엄청난 시청률을 올리자 뉴욕 방송국으로 복귀하고 싶은 한물간 토크쇼 MC 프로스트(마이클 쉰)는 닉슨에게 인터뷰를 제의하고, 닉슨은 정치인과의 인터뷰 경험이 전무한 프로스트를 제압하며 정치계로 복귀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인터뷰를 승낙한다.  

 모두가 기다린 4일간의 인터뷰 첫 날, 프로스트의 강한 첫 질문에도 불구, 닉슨은 대담하고 치밀한 말솜씨로 프로스트를 속수무책으로 만들고 모두들 닉슨의 승리를 확신하게 된다.

 닉슨의 선방에 당하고만 있던 프로스트는 인터뷰 마지막 날에 워터 게이트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모든 것을 걸지만 빈틈없는 닉슨은 가장 노련한 상대이다.

 인터뷰를 통해 인생 역전을 노리는 두 사람, 승자는 한명일 수 밖에 없는 인터뷰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프로스트 vs 닉슨’
프로스트 쪽|너 같은 얼치기에 내 입을 열 것 같아?
닉슨 쪽|미국 시청자는 진실을 원합니다!

한겨레 박창섭 기자


» ‘프로스트 vs 닉슨’

한물간 방송인·닉슨 전 대통령
1977년 TV 인터뷰 실화 바탕

워터게이트 전모 밝히는 과정
예리한 시선 극적 긴장감 압권

인기 티브이 토론 프로그램인 문화방송 <100분 토론>의 시청률은 5% 정도다. 다른 토론 인터뷰 프로그램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대담, 방담, 인터뷰는 흥미와 재미 면에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1977년 여름, 미국 인터뷰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모은 사건이 있었다. 바로 ‘한물간’ 방송인 데이비드 프로스트와 중도 사임한 전 대통령 리처드 닉슨의 인터뷰다. 당시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뒤 3년 동안 사과 한마디 없는 닉슨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적지 않았다. 그에게 진실을 듣길 원했던 4500만명이 넘는 시청자들은 둘의 숨막히는 설전을 꼼짝도 않고 지켜보았다.


» ‘프로스트 vs 닉슨’

영화 <프로스트 vs 닉슨>은 이 티브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실화를 담고 있다. 미국 뉴스 인터뷰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로 기록된 실제 인터뷰와, 한 번도 밝혀진 적이 없는 인터뷰 이면의 다양한 모습을 되살려냈다.

무엇보다 영화는 정치인을 인터뷰한 경험이 없는 한물간 토크쇼 진행자가 어떤 검사나 기자도 밝히지 못한 역사적 진실을 밝혀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과연 그는 어떻게 닉슨의 입을 열게 할 수 있었을까?

인터뷰 초반 프로스트는 닉슨에 완패한다. 거액의 출연료를 포함해 2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세번의 연속된 인터뷰에서 프로스트는 노회한 닉슨에게 꼼짝도 못하고 당한다. 사람들은 “그러면 그렇지”라며 돌아선다. 프로스트의 동료들도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다. 그런데 마지막 네번째 인터뷰에서 그는 확실한 반전의 기회를 잡는다. 인터뷰 며칠 전 승리감에 도취한 닉슨은 프로스트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승리가 결정적이라며 프로스트의 심기를 건드린다. 이에 프로스트는 동료와 함께 도서관을 뒤져 닉슨을 몰아붙일 결정적 증거를 찾아낸다. 물증을 들이대는 프로스트에게 닉슨은 “대통령의 불법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억지를 쓴다. 하지만 이 순간 게임 끝이다.


» ‘프로스트 vs 닉슨’

우리 사회에 프로스트가 있다면 누구일까? 혹시 사회의 목탁이라고 자처하는 언론일까?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오히려 정치권과 결탁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을 행사하는 게 한국 언론의 현실이 아닐까? 또 한국 사회가 언제 언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느껴보거나 고민해 본 적이 있었던가? <프로스트…>는 한국 언론의 슬픈 자화상을 돌이켜보게 한다는 점에서 언론계 종사자들부터 먼저 봐야 할 영화다. 누구든 재미를 느낄 것 같은 토론, 인터뷰 프로그램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2년간 진실을 놓고 두 사람이 벌였던 이 전설적인 티브이 인터뷰는 <더 퀸>으로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탄 피터 모건에 의해 2006년 연극으로 먼저 만들어졌다. 연극이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찬사를 받자, 명장 론 하워드 감독이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연극에서 프로스트(마이클 신)와 닉슨(프랭크 랜젤라) 역을 맡았던 두 배우를 그대로 주연배우로 기용했다. 특히 실제 닉슨의 구부정한 태도며, 능구렁이 같은 말투를 생전의 닉슨보다 더 실감나게 재현한 랜젤라의 연기는 압권이다. 그런 만큼 올 아카데미상이 그를 무시한 것은 상당히 아쉽다.

<아폴로13> <분노의 역류> <뷰티풀 마인드> 등에서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출력을 뽐냈던 하워드 감독은 이번에도 그만의 장기를 제대로 보여준 듯하다. 인터뷰 영화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만의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극적 긴장감과 흡입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사진 유피아이코리아 제공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