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7명 입건 사회손실 3조7513억 …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 등이 원인
검찰, 불법필벌 범정부적 대응 주문 … 시민단체 “정부의 일방적 시각”

검찰이 ‘미쇠고기 수입반대 불법 폭력 촛불시위’ 백서를 펴냈다. 서울중앙지검이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전국적으로 촛불시위가 2398회 열렸고 참가 인원만 93만2000여명에 달했으며 이 기간 동안 불법 폭력시위 혐의로 1347명이 입건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검찰은 폭력을 행사하거나 이를 선동한 42명을 구속 기소하고 14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1001명은 약식 기소했으며 나머지는 기소유예나 기소중지 처분을 받았다. 시위 진압에 동원된 경찰력은 연인원 68만4540명(7607개 중대)으로 시위대와 충돌해 501명이 부상을 당했다. 중상자는 100명에 달했다. 경찰 차량과 장비 2275점이 파손돼 10억9000만원의 물적 피해액이 발생했다.

◆의사표현도 법 테두리 내에서 = 촛불시위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피해액이 3조7513억원으로 추산됐다. 직접적인 피해액이 총 1조574억원으로 생산 손실 356억원, 경찰서의 관리비 등 공공지출 손실 840억원, 시위 장소 부근의 영업손실 등 제3자 손실액이 937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간접피해는 사회 불안정에 따른 거시 경제적 비용, 공공개혁 지연에 따른 비용 등 총 2조69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검찰은 이같은 미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발생 원인으로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 증폭, 인터넷 등에서 퍼진 광우병 관련 미확인 정보와 허위사실, 촛불시위에 대한 위법성 인식 부족, 시민단체의 조직적인 시위 주도 등을 꼽았다.
향후 대책으로 검찰은 수사와 정책측면에서 엄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우선 집회신고 수리요건을 엄격히 해석해 운영하고 불법 폭력 집회 및 시위에 대해서는 해산위주의 방어적 방식에서 적극적으로 선제적인 해산 및 검거 위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또 불법 폭력행위자에 대해 불법필벌 원칙을 확립하고 폭력시위 배후세력을 철저히 규명,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집회 및 시위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서는 입안단계부터 갈등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이해당사자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 등을 개최,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환균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어왔으나, 집회시위 문화는 아직도 폭력이 사라지지 않고 기본적 법규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의사표현의 자유도 법과 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행사돼야 한다”고 밝혔다.

◆객관성 없는 사회적 피해규모 =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검찰의 촛불시위 백서가 일방적인 시각만을 반영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촛불시위를 통해 얻은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백서를 발간했다고 해놓고 정작 정부가 사과한 잘못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촛불시위의 배경으로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와 광우병 관련 허위사실 등을 거론했으나, 미쇠고기의 수입재개 결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도 국민에게 사과할 정도로 인정했는데도, 한마디 설명도 없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풀려진 피해규모도 논란거리다. 백서는 지난해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낸 보고서를 근거로 삼았지만, 연구원의 성격 때문에 당시에도 객관성을 의심 받았었다. 더욱이 주변 상인들의 피해 산출이 관련 업종 종사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계산한 것으로 인해 조사기법 자체도 인정받지 못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정부는 오류가 없고 시민사회만 문제가 있다는 시각은 국민들을 깔보는 처사”라며 “국가기관의 백서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는데 이번 백서는 기본적인 것들이 빠져 있어 검찰 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재인식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한낮의 햇볕이 아스팔트를 빨갛게 달구는 더운 여름 날, 학생들의 장래와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교사들이 한데 모였다.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진행된 11기 교사인권연수는 ‘학교 교육과 인권’이라는 주제로, 교육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가진 강사들과 함께 진행되었다.

 첫 강의에서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인권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를 들어가며 기본적인 인권의 개념을 설명했다. 오창익 국장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여성이 의무적으로 히잡을 착용하는 것이 한 측면에서는 여성 인권의 탄압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미국에서 이슬람 여성에게 히잡의 착용을 금지하는 것은 반대로 문화 다양성의 탄압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하며, “인권은 상대적인 개념이며, 딜레마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오창익 국장은 요즘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의장직 포기와 관련하여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특성과 존재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두 번째 강의에서는 전 대한민국 인권대사이자 현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박경서 교수의 강의가 이어졌다. 박경서 교수는 전 인권대사로서의 생생한 경험을 곁들여 2시간 50분의 긴 강의 동안 시종일관 교사들의 감탄과 웃음을 자아냈다. 박경서 교수는 1215년의 대헌장(마그나카르타)에서부터 1948년의 세계인권선언으로 이어지는 인권의 역사를 주요 인물들과 함께 설명했다. 또한 독일과 대한민국을 비교하면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상향식’,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유엔 인권이사회의 구조와 기능을 본인의 경험과 함께 전달함으로써 교사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연수 두 번째 날의 첫 강의를 진행한 종교문화연구원장인 이찬수 전 강남대 교수는 교육과 종교가 역사적으로도 의미론적으로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하면서 “삶의 깊이를 발견한 사람이 학생들로 하여금 삶의 깊이를 알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교육은 종교적이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그는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서라”라는 보조국사 지눌의 말을 인용하면서 한국의 교육문제는 ‘학생과 선생님 사이’에서 해결돼야 한다면서 한나 아렌트가 그녀의 저서에서 언급한 ‘악의 평범성’은 무지하거나 혹은 개인의 욕망으로 인해 침묵하는 다수에 의해 구체화된다고 말하며 교사들의 실천을 독려했다.

 
 이 날 두 번째 강의는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진행했다. 김상봉 교수는 형이상학적 관점에서 ‘교육’의 본질을 교육자와 피교육자 사이 만남의 ‘비대칭성’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성질이 교육을 ‘대칭적인’ 시장과 구분하며 따라서 학교를 시장화 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교육의 파탄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의 비대칭성 때문에 피교육자는 교육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교육을 받게 되어 교육이 ‘도구화’될 위험도 동시에 지니고 있으므로 “교육의 비대칭성은 학생의 주체성과 자유의 신장을 위해 사용할 경우에만 정당화 될 수 있다”라고 피력했다.



 
 세 번째 강의는 내서여고 이필우 교사가 함께했다. 이필우 교사는 ‘인권교육의 실천사례’를 주제로 강의를 준비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에 목마른 현직 교사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았다. 이필우 교사는 학생과 교사 간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 수단으로서 학생자치활동의 활성화 사례를 언급했다. 형식적인 교육으로 끝내지 않고 학생들에게 간부수련회와 학생회에 급식문제, 교복 디자인 변경 등 실질적인 권력을 이양함을 통해서 학생들의 주체성과 주인의식을 신장하는 등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셋째 날 첫 번째 강의는 서강대 교육대학원 김녕 교수가 맡았다. 김녕 교수는 ‘학생인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주제로 인권 중에서도 학교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학생들의 인권에 대해 구체적,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청소년 자살과 관련하여 학생의 생명권을, 몸에 맞지 않는 책걸상으로 인해 척추측만증에 걸린 학생들의 건강권을, 과도한 사교육비와 관련하여 학습권을,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없는 학생들의 문화권을 언급하며 학생들의 인권에 대해 교사들로 하여금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교실에서 흔히 발생하는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 사이의 충돌과 관련하여 징계권과 체벌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주었다. 


 두 번째 강의를 진행한 김희수 변호사는 학생 인권에 대한 법적 관점에 대해 설명했다. 학생 기본권 제한의 법리로써 ‘특별권력관계론’과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제한’을 언급하면서 법적인 관점에서 학생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방법론을 소개했다. 또한 체벌, 학생 자치권, 두발 자유, 소지품 검사, 사립학교의 종교수업 강제 등 논란이 계속되는 현안들에 대한 실정법과 판례들을 소개하면서 현재 법이 학생인권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3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에도 깊은 인연을 만든 교사들은 연수가 끝난 후에도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래느라 한동안 교육장을 뜨지 않았다. 언론에서는 사교육으로 인한 공교육 붕괴 등 한국의 교육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로 연일 시끄럽지만, 2009년 여름 교사인권연수를 통해 교사들의 진지하고 무게 있는 질문과 토론을 들으면서 교육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방학을 하고 난 후, 한숨 고른 시간을 보낸 뒤의 짧은 직무연수 시간은 참으로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인식이 곧 실천이라는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그동안 무지에서 오는 잘못이 얼마나 많았나를 반성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구나 평소에 같이 공부하는 소모임 여신모(여신들의 모임-경기여성학공부모임)의 동료들과 함께 신청하여 공부했기에 그 효과는 열배이상 진전되었고 연수 후 공부모임은 더욱 즐거웠다.

 나는 중학교에서 사회교과를 가르치는데 중학교 2학년 7단원의 “법과 사회”를 가르치게 될 때 가장 상위법인 헌법을 가지고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일일이 예를 들면서 수업을 하게 되는데 내용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많다. 가르쳐 주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시간이 모자라서 7단원을 먼저 가르치고 5,6단원을 후미에 배치해서 가르치곤 한다. 우리 우리의 일상이 교과서에 적힌 법대로만 된다면 정말 괜찮을 것이고 꽤 살만할 것이다.


 그러나 법은 너무 멀리 있고 현실의 무게는 천근만근 무거운 것이거늘, 당장에 진행되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무효투쟁이나 시국선언교사들의 중징계 등등... 그 어떤 것도 법에 의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현실에서 인권을 존중받거나 보장받기란 참으로 아득하기만 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 어떤 작은 권리의 확보일지라도 끈질긴 투쟁의 결과일지니 우리가 그것을 알고 노력한다면 하나씩 사람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


 오창익 사무국장님의 인권에 대한 기본적 인식의 확장-모든 사람의 권리, 사람이란 누구인가? 권리란 어떤 것인가 하는 짧은 시간이 아쉬웠다. 이것이 곧 인권의 확대과정일 것이다.


 첫날, 박경서 선생님의 “한국사회와 인권” 강의는 우리나라가 인권을 국가적으로 다룬 짧은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그는 우리나라 초대인권대사이며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을 지내고 지금도 대학에서 인권에 대한 강의를 하고 계시는 분으로 세계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이셨다. 세계인권선언 이후 진행되어온 여러 가지 상황들을 집어주셨고 개괄적인 내용의 강의가 나에게 도움이 되었는데, 강의 제목에서처럼 한국사회의 인권에 대한 현주소 등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피하셔서 아쉬웠고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를 누비며 몸소 체험한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 등이 부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둘째 날, 종교학을 전공하시는 이찬수 선생님의 “우리에게 학교란 무엇인가?”강의는 인상적이었다. 선생님은 부당해직으로 매스컴을 타기도 했지만 여전히 복직되지 않은 채 생활하는, 살아있는 인권침해 사례의 본보기이다. 외모는 유약해 보이지만 그분의 정신세계는 종교의 관용과 화해의 정신을 전파하는 데에 몹시 강해보였다. “옳은 것을 옳다 하면 고난을 받을 것이고, 그때 주변의 무서운 침묵은 부당한 권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아니오, 안됩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옳은 것을 옳다고 한 것은 맞습니다. 라고 맞장구치는 게 중요하다” 고난을 받는 약자를 위해 연대하고 지지하는 것이 바로 끈으로 연결된 연대라고 한 선생님의 수업은 정말 명강의였다.


 오후에 이어진 김상봉 교수님의 “국가주의 교육과 인권사례”강의는 역시 철학적이었다.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만남은 비대칭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과 이 비대칭적인 만남은 바로 교육이 도구화될 위험의 원인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는 교육이 사회화의 도구로, 국가권력을 합법화하고 강화시키는 정치교육의 수단으로 이용된 경험을 수없이 가지고 있으며, 그 위험성은 삶의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와 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지는 국가주의 교육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가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둘째 날의 마지막 시간인 이필우 선생님의 “인권교육 실천사례”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학교에서 학생인권을 실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학생회 자치능력의 신장과정을 통하여 주체적으로 확장한 사례를 잘 보여주어서 정말 인상 깊었다. 인권의식이 앞선 교사들의 실천과 애씀이 얼마나 중요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이 과정을 경험한 내서여고의 학생들은 이 시대 고등학교 학생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을 배우고 실천한 복덩이들이라고 생각되며 그들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셋째 날, 김녕 교수의 “인권과 교육”강의도 매우 좋았다.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사례와 인권 친화적 학교문화조성을 위한 가이드, 나아가 각 교과에서 실현할 수 있는 인권수업 등의 내용을 통해 갈수록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치는 계기가 되었다. 김녕 교수는 교사의 인권교육이 왜 중요한가를 알려주었는데, 특히 교사들이 끊임없이 자기반성을 하고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학습 및 실천을 해야 한다는 데에 적극 공감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김희수 변호사님은 “학생인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강의를 통해서 법의 합법성과 정당성 사이의 논란에서, 정당성 없는 법은 법으로서 제 가치를 할 수 없으며 정당성이 뒷받침 될 때 법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명쾌한 결론을 내리셨다. 즉 수많은 법적 논란이 되고 있는 현실사례, 국가보안법, 사형제도, 미디어법의 개악, 집시법 등 국민적 합의 없이 간접적인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 이루어진 수많은 악법들이 우리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그것이 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우리를 옥죄는 힘에 대하여 명쾌히 알게 되었다.


 연수 내내 막연히 알고 있던 인권의식이 명쾌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시간적 제한으로 인해 접근하지 못한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매 학기마다 이루어지는 인권연수를 받고 우리가 함께 사는 이 시대에 인권의 사각지대에 갇혀 억눌린 사람들을 찾아내고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손을 내미는 실천적 삶을 나누는 일에 함께 해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마지막 날에 전철에서 일어난 짧은 사건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야윈 남성이 전철에서 빵을 먹고 있는 젊은 여성에게 다가가 빵을 구걸하였는데 그 여성은 끝내 나누지 않고 거절하였다. 그는 너무나 무안하여 다른 칸으로 이동하였다. 그것을 본 우리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는 어떤 위협이나 무례한 언행을 하지 않고 너무나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조금만 달라고 했는데... 그의 배고픔에 우리는 모두 방관자가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관련하여 자유롭게 말하고듣고보고 싶은 시민들을 위한 길거리 강연을 대한문 앞 분향소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49제까지 매일 오후 730분부터 8 30분까지 1시간 동안 진행합니다그 강연으로 경찰의 공권력 남용무엇이 문제인가가  진행되었습니다.


※ 강사 소개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인권운동가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활동을 거듭하고 있다수사부터 재판 집행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공부하고 사회적 발언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인권현안에대해서도 실천활동을 하고 있다성공회대 겸임교수저서로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있다.

<제 3기 대학생 인권학교> 뜨거운 배움의 현장을 다녀오다!


김준호 / 인권연대 인턴활동가


 

(수료식을 마치고서) 

 숨 가쁘게 보낸 2박 3일이었다.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진행된 제 3기 인권연대 대학생 인권학교엔 뜨거운 열정의 분위기가 내내 감돌았다. 지난 인권학교와는 달리 도심을 벗어나 푸른 논과 들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캠프형식으로 진행된 세 번째 인권학교는 서로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었다.


  이번 대학생 인권학교는 ‘인권을 배우자, 그리고 행복해지자!’라는 제목 하에 총 6명의 강사와 35명의 학생, 그리고 7명의 사무국 인원이 모여 함께 호흡을 맞췄다. 길어 보이던 2박 3일은 총 여섯 편의 강의와 모둠활동, 둘째 날 저녁에 열린 연대의 밤 행사, 그리고 강화도의 짧은 밤을 달래는 뒤풀이를 하는 사이 훌쩍 지나갔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한 강연


 먼저 학생들을 열광시킨 것은 초호화 강사진이었다. 캠프에 참가한 많은 학생들은 한국 사회에서 극소수인 비판적 지식인, 양심을 세우고 현장을 뛰고 있는 활동가, 그리고 종교와 예술의 분야에서 인권의 가치를 져버리지 않고 사유하고 행동하는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 참가를 결심하게 만든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전했다.


(홍세화 위원의 강의 중)


  강화도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첫 강의를 시작한 분은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이었다. 그는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라는 주제로 “우리들의 의식세계가 바로 한국사회의 반영물”임을 짚어내고, 이미 형성되어 있는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을 버리기 위해 “나 자신의 의식세계를 점검해나가는 게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 그는 흔들리는 젊은이들에게 “양보는 있을 수 있되, 포기는 하지 말라. 언제나 긴장하고 노력해야한다”고 북돋아 주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성공회대 겸임교수이자 가수로 활동하는 이지상 교수의 매력적인 음색의 노래들이 버무려진 강연(‘우리는 사람이 사는 마을로 간다’)이 이어졌다. 과정과 결과, 희망과 집착, 진정성과 효율성의 구도가 일방적으로 기울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한 그는 그의 곡 ‘폐지 줍는 노인’과 안도현 시인의 ‘가을엽서’를 이야기하며 “사랑은 낮은 곳에 있다”고 강조했다.


 두 강연이 끝나고 이어진 모둠활동 시간을 끝으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둘째 날,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의 강연(‘노동하는 인간, 인간적인 노동’)은 간밤의 피곤기가 사라질 만큼 열정적이고 힘이 넘쳤다. 그는 파업을 비롯한 노동권에 대해 심각한 억압을 가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의 분위기를 짚어내고 다른 나라들과의 비교를 통해 섬뜩하리만큼 반노동적인 이 사회의 노동관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뜨거운 현안인 ‘비정규직법 논란’에 대한 깔끔한 정리를 도와 학생들의 의문점을 해결해주기도 했다.



(강의 후에 하종강 소장과 함께)


  점심 식사 후에는 장경욱 변호사의 ‘법치주의와 인권’ 강의가 이어졌다. 오랜 기간 변호사로서 현장을 누빈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법치주의가 무엇인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법치주의의 의의와 그 한계에 대한 개념들을 정리해나갔다.


 다섯 번째로 강연을 맡은 이찬수 종교문화연구원장은 ‘인간다움을 고민한다’는 제목을 걸고 ‘종교적 인간론과 인권’에 대해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종교와 인권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의 권리를 위하는 ‘자권(自權)’과 남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의무로 그치는 게 아닌, 자신의 적극적인 권리가 됨을 지칭하는 ‘타권(他權)’을 개념화하며 ‘타권’으로서의 인권을 강조했고, 이 과정에서 종교적 가치가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말했다. 

  저녁식사를 한 후, 여섯 번째 마지막 강의는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맡았다. 오창익 국장은 ‘인권은 실천이다’의 강연 동안 “인권은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권리”임을 강조했고, “역사적으로 볼 때 모든 권리는 투쟁으로 얻어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며 실천의 자세를 견지하며 살아갈 것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품고 있는지


 35명의 학생들은 2박 3일 동안 옹기종기 모여앉아 강연을 들었다. 대체로 강의가 주가 되었던 일정 속에서 학생들은 강의 중간 중간, 그리고 강의가 끝나고도 서슴지 않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열의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학생들의 참여하고자 하는 열기가 식지 않았다. 둘째 날 저녁의 ‘연대의 밤’ 행사를 위해 각 조의 조원들은 식사 후에도, 강의 사이에 잠깐의 휴식시간에도 모여앉아 서로의 의견을 내가며 준비를 했다.


 둘째 날 밤, 모든 강연이 끝나고 드디어 ‘연대의 밤’ 행사를 시작했다. 조별로 나와 그간 준비한 연극이나 율동 혹은 노래를 발표할 시간이었다. 준비가 미흡하다며 아우성을 치던 학생들과 일정상 여력이 없어 아쉬워하던 스텝들 모두 놀랐다. 공식적으로 주어진 모둠활동 시간이 약 두 시간 가량밖에 되지 않았지만, 젊은 감수성과 뜨거운 열정이 만나 두 세 시간으로는 도저히 짜낼 수 없는 만큼의 양질의 공연과 율동 그리고 노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함께 스스로 참여해서 만들어낸 공연과 노래, 율동은 학생들에게 뿌듯함을 안겨주었고, 지난 이틀 동안 수준 높고 알찬 강의들과 함께 했다는 점, 그리고 바로 옆에는 고민을 함께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느낀 학생들은 강화도의 맑고 푸른 밤 내내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모둠활동 시간)

 
만남과 이해를 통해 행복을 만들어내기


 한국 사회에서 인권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구체적인 현안들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볼 수 있었던 2박 3일간의 대학생 인권학교는 일종의 짧은 꿈이었다. 많은 고민과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는 대학생들이지만, 어디 한 곳 마음 편히 둘 곳조차 사라져가고 있기에 이들이 체감하는 삶의 팍팍함은 대책 없이 늘어가고만 있다. 게다가 인간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들이 너무나 손쉽게 짓밟히고 있는 이 시대에 대학생들의 양심과 날 선 고민은 혼자 감당해내기에는 가슴 뻐근한 아픔이 되고 있다. 작고, 짧고, 힘없는 존재들이 모여 강한 것을 이기듯, 이번 대학생 인권학교가 남긴 작지만 따뜻한 이해와 소통의 경험을 통해 많은 이들이 더 많은 고민을 나누고, 또 이를 넘어서는 더 많은 긍정과 웃음을 바탕으로 모두 함께 행복해질 날을 기대해본다.


<인권학교 사진들>

  (연대의 밤 행사)

 

(강의 중인 오창익 국장)

(강연을 끝낸 홍세화 위원과 학생들)


(이지상 교수의 강연 중)


(수료식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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