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독자 > 캠페인
[운동합시다] “인권단체가 서울에만 몰려 섭섭해요” [2010.05.03. 제809호]
지방 거주 학생의 ‘운동 갈증’ 고민 해결…
학생회·인터넷 등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새로운 인권운동을 개척해보세요
» 운동합시다

Q 안녕하세요? <한겨레21>을 구독하고 있는 24살의 대학원생입니다. 저는 학부부터 대학원까지 모두 대전에서 다니고 있는데요, 전부터 인권 문제나 사회참여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비정부기구(NGO)를 알아보았습니다. 지역 단체도 있지만, 제 관심사와 조금 달라서 참여는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국제앰네스티와 유니세프 등에 기부를 하고 있는데, 마침 <한겨레21> ‘운동합시다’ 꼭지에 국제앰네스티의 ‘인권 리더십 양성 프로젝트’ 소개가 있더라고요. 사실 전부터 국제앰네스티 모임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지방이라 짬을 내기가 힘들더라고요. 지구를 아우르는 ‘세계시민’이 되고 싶은데 서울에서 겨우 200km 떨어진 지방도시에 있다고 그런 활동을 마음대로 못하는 게 아쉬워요. 기부금을 내는 것만으론 만족스럽지 않은데, 지방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까요?

A 인권단체는 주로 서울에 몰려 있어요. 서울 외에 인권단체가 있는 지역은 수원·대구·광주·전주 정도뿐이지요. 이 때문에 지방에서 인권단체와 함께 활동하기란 쉽지 않겠지요. 인권단체들이 죄다 서울에 몰려 있으니, 지방에 계신 분들이 인권단체에서 진행하는 각종 강좌나 실천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별로 없지요. 죄송하네요.

활발한 인권운동을 벌이는 곳이 주로 인권단체다 보니, 인권운동이란 게 인권단체 또는 직업 인권운동가의 전유물처럼 알려져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님의 고민은 인권운동에 참여할 기회보다는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인권운동에 참여할 기회가 적다는 게 맞을 거예요.

하지만 인권운동은 꼭 인권단체를 통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답니다. 물론 인권단체를 통하면 좀 더 안전하겠지만, 인권운동을 인권단체 중심으로 보는 시각을 조금만 넘어선다면 지역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많답니다.

지금은 학생이니까 학생회를 이용하는 방법이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학생회를 통해 사실상의 인권운동을 하는 거죠. 학생회가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면, 인권 문제를 함께 고민할 강좌라도 열어달라고 요구해보세요. 학생회가 마땅치 않으면, 스스로 인권단체를 하나 만들어보셔도 좋겠네요. 학생이 무슨 인권단체냐고요? 맞아요. 정형화된 인권단체만을 생각하면, 비교적 돈도 없고 사회적 관계망도 튼실하지 않은 학생 입장에서 인권단체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겠지요. 그러나 인권단체가 꼭 사무실이 있고 상근자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인권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사이버 공간에 있는 건 어떨까요.


» 가슴팍 도사

학교란 공간이 지닌 장점도 많으니까 학내 인권동아리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당장 학교의 승인을 받고 동아리방까지 차지할 정도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다만 친구 몇 명이라도 함께 모여 인권 관련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모임이 생긴다면, 그것도 하나의 훌륭한 인권단체가 될 수 있어요. 독서 모임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구체적인 실천활동을 할 수도 있겠지요. 혼자서는 힘들고 엄두가 나지 않지만, 여럿이 함께 해나가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을 거예요.

혼자서 할 수 있는 인권운동도 무척 많아요. 국제앰네스티 회원들이 오랫동안 해온 것처럼 양심수에게 연대의 편지를 쓰거나, 인권 문제를 일으키는 여러 나라 정부에 항의 편지를 쓰는 것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요. 편지 한 장 보내는 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때론 사람 목숨을 구하고 중요한 정책을 바꿀 만큼의 힘을 가지기도 해요. 인터넷 환경이 좋으니까, 자유게시판을 돌아다니며 의견을 남기는 것도 중요한 활동이겠네요.

인권단체 사이트도 찾아와보세요. 이메일로 소식을 보내주기도 하니까 메일을 받아보면서 인권단체가 요청하는 서명 활동 등에 참여해 보세요.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답니다. 아직 학생이지만, 님도 훌륭한 인권운동가가 될 수 있어요. 인권운동가를 꼭 전업으로만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학생이어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더디 가도 좋으니, 뭐든 구체적으로 시작해보세요. 자, 파이팅!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홍미정/ 건국대학교 중동 연구소 연구교수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정통 유대교 랍비이며 반시온주의자였던 모세 히르쉬(Moshe Hirsch)가 2010년 5월 2일 예루살렘에서 86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그는 시온주의를 반대하면서 이스라엘 국가가 ‘점령된 팔레스타인 땅’에 건설되었다고 주장하는 정통 유대교도 분파인 네투레이 카르타(Neturei Karta)의 최고 지도자였다. 이스라엘 점령민들(Israeli Settlers)은 유대인 랍비 모세 히르쉬를 ‘이스라엘 국가의 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그의 장례식을 공격하였다. 히르쉬는 근본주의자 이스라엘 점령민들에게 염산공격을 당하여 한쪽 시력을 이미 잃었다.  

 모세 히르쉬의 장례식날, 텔아비브 시장 론 훌다이(Ron Huldai)는 “모든 극보수 정통 유대교 분파에게 제공되는 지원금을 중단하도록 ‘침묵하는 대중들’이 나서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스라엘 국가를 부정하는 극단주의자 하레디 단체들, 즉 극보수 정통 유대교 단체(Ultra-Orthodox Communities)들에게 지급되는 국가의 지원금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러한 이스라엘 국가에 반대하는 이스라엘내의 하레딤들은 이스라엘 인구의 10퍼센트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히르쉬는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서 유대인 업무에 관한 고문으로 일하였고, 팔레스타인인들과 특별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면서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을 지지하였다. 히르쉬는 아라파트를 형제이자 친구로 생각하였고 ‘점령된 팔레스타인 땅’에 건설된 이스라엘은 해체되어야한다고 역설하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예루살렘 행정 고문인 하템 압델 까데르(Hatem Abdel Qader)는 “랍비 히르쉬는 팔레스타인인이며, 우리가 매우 경의를 표하는 팔레스타인 유대인이다. 우리의 문제는 유대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시온주의와의 문제다.”라고 밝혔다. 

랍비 모세 히르쉬가 야세르 아라파트와 함께(2003년 9월 16일)
사진 출처 - 네투에리 카르타

 네투에리 카르타는 ‘도시의 수호자’란 뜻이며, 1938년 예루살렘에서 반시온주의를 내걸고  창립되어 현재까지 시온주의와 투쟁하면서 이스라엘 국가 해체운동을 하고 있다. 이 단체 회원들은 수 천 명에 불과하지만, 때때로 예루살렘 중심가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면서 이스라엘 국가라는 실체를 거부하는 반 이스라엘 시위를 조직한다. 이 단체는 가자의 하마스 통치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지지한다. 이 단체 회원들은 2006년 이란에서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개최한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대회에 대표단도 파견하였다.(http://www.nkusa.org/aboutus/index.cfm)

 이와 같이 보수적인 정통 유대교 단체들이 반대하는 ‘유대국가 이스라엘’ 영토 확장 사업을 위하여, 이스라엘은 오늘도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는 서안, 가자에 대한 무장 공격을 계속하고 있으며, 동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재산권을 강탈하는 이스라엘 점령촌 확장 사업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회담을 주선하고 있다. 이 회담을 통해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인들이 ‘이스라엘을 유대국가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과 관련되는 사항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 획정, 난민 귀환권, 동예루살렘 주권, 천연 자원, 이스라엘 점령촌 등을 의제로 채택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대신에 ‘이스라엘 안보’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점령촌 건설을 포함한 ‘점령지 유대화 정책’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에 대한 소유권을 현실적으로 빼앗기 위한 것이며, 1990년대 이후 오늘날까지 계속돼온 팔레스타인인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분명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