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유엔 회의”에서 필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각성”이지 정치인의 허세가 아니다(마흐디 압둘 하디 팔레스타인 국제문제 연구소 소장)

마흐디 압둘 하디/ 팔레스타인 국제문제 연구소 소장
(Dr. Mahdi Abdul Hadi, PASSIA)
http://www.passia.org

 다음은 Mahdi Abdul Hadi (PSSIA 소장, 팔레스타인 국제문제 연구소장)이 보내온 "2011년 9월 유엔 총회"에서 논의될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 승인과 관련한 내용으로 홍미정 교수가 전해왔습니다. 번역을 위해 홍미정 교수와 자원활동가이신 김현수씨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요시 알퍼(Yossi Alpher)가 제안한  "팔레스타인 건국 수용하기"(뉴욕 타임즈, 2011년 6월 24일)는 다음과 같은 부질없는 전제들을 기반으로 한다.  

1) 팔레스타인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는 임무를 성취한 것으로 간주하고 사임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권을 행사하면서 협상을 계속 진행할 것이다. 

2) "압바스 수반의 심복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거나 어떤 선거에서도 살아남고, 협상은 “과거와 다름없이” 지속될 것이다!  

3) 팔레스타인 사회는 파타와 하마스로 분할되어 유지되며, 하마스는 그 입장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다.

4) 팔레스타인 국가는 예루살렘에 관하여 타협하지 않고, 난민 귀환권에 대한 공정하고 정당한 유엔 결의안 194호(1948년)를 적용하지 않고 건국될 수 있다.    

5)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유대인 국가"라는 용어를 수락하고 영토 교환에 대해 동의할 것이지만, 유엔 분할 결의 181호(1947년)를 완전하게 실행하도록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 181호는 전 팔레스타인 영역의 56.47%에 이스라엘 국가, 42.88%에 아랍 국가, 약 0.65%를 국제 통치 영역으로 규정한다.) 

5)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44년 동안 이스라엘 점령 통치하에서 창출된 "감옥의 문화" 아래에서 계속 지낼 것이며, 파타와 하마스의 화해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의 붕괴를 포함하여 가자지구로 “이스라엘 행정권”을 조건부로 확장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지침을 수행할 것이다.  

6) 팔레스타인 국가 내에서 이스라엘의 “안보 상황”은 오늘날과 비슷할 것이다. 팔레스타인 안보 필요성이 무시되고, 새로운 국가가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보호도 무시될 것이다.  

7) 2002년 아랍 평화안(The Arab Peace Initiative)은 이스라엘이 거부하고 보류한지 1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있다.  

 그러나 너무 늦기 전에, “9월 유엔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각성”하라는 조언을 충분히 수용해서 네타냐후 총리와 그러한 부류 정치인들의 허세로부터 벗어나길 바란다.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PLO)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고 1967년 경계를 국경으로 획정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계획 승인을 위한 제안서를 7월 20일경에 유엔 총회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역사적인 결정은 1993년에 PLO-이스라엘이 상호 인정한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이러한 결정을 이끈 다음의 A. 내부적, B. 지역적, C. 국제적 요인들은 위의 요시 알퍼의 전제들이 잘못되었음을 명백하게 밝혀준다.


Mahdi Abdul Hadi (PSSIA 소장,
팔레스타인 국제문제 연구소장,
http://www.passia.org/)

 A. 팔레스타인 내부적 요인: 유엔 투표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1) 세계무대에서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을 통합하고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의 화해가 활력을 얻을 것이다.

2) 무익한 협상 때문에 발생한 정치적 공백을 채울 것이다.

3) PLO와 PA를 외부 행위자의 영향력으로부터 해방시켜서 분쟁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활동의 장을 열 것이다.

4) 팔레스타인 청소년들을 동원하여 비폭력 운동을 발달시키고, 아랍의 봄 문화의 일부가 될 것이다.

5)  모든 삶의 측면(교육, 건강, 경제, 관광 등)에 영향을 끼치는 “감옥의 문화”를 종결시킬 것이다.

6)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문을 열어 디아스포라(난민)에서 무조건적인 귀향으로 이끌 것이다.

7)  가자지구의 포위, 폐쇄 그리고 분리를 끝낼 것이다.

 B. 지역적 요인: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중요하다.

1) 아랍의 봄은 시민 국가, 민주주의, 법치주의, 아랍의 존엄성의 탄생에 대한 열망과 함께 전염성 자스민 열풍을 확산시켜 왔다. 팔레스타인도 예외가 아니다.

2) 새로운 아랍 연맹 사무총장 나빌 알 아라비(Nabil al-Arabi)는 협상 과정이 끝난 것으로 믿는다. 왜냐하면, 포스트 빈라덴 시대에서 중동 평화를 위한 4자 위원회(UN, 미국, 유럽 연합, 러시아:2003년 로드맵 협상 때 구성됨) 상황은 과거가 되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재선 운동 기간 동안 행동하지 않을 것이고, 또한 유럽 연합 27개 국가들이 전원 합의에 이르지 않을 것이고, 현재 아랍의 통치자들은 정치, 외교, 재정적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2002 아랍 평화안을 고수하지도 않고, 미국과 직접 연루되거나 충돌을 일으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 아라비는 유엔이 후원하는 국제회의를 선호하고, 그러한 방향에서 “9월의 유엔 회의”를  “시험대”로 간주한다.

3) 아랍 연맹과 새로운 이집트는 “9월 유엔 회의”를 완전히 지원하고 있으며, 터키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 안을 여러 번에 걸쳐 전폭적으로 지지하였다.

 C. 국제적 요인: 유엔 총회에서 분쟁의 국제화는 다음으로 이끌 것이다.

1) 유엔 총회에서 토론을 위하여, 지난 60여 년 간 실행되지 않은 유엔 결의안을 포함한 모든 팔레스타인 관련 문서들을 공개할 것이다.

2) 예루살렘에 관한 토론을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즉 독점적인 이스라엘의 도시가 아니라 개방되고, 공유되는 도시라는 인식으로 국제 관리하의 예루살렘(베들레헴 포함)에 관하여 토론할 것이다.

3) 이스라엘의 점령을 종식시키는 것과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반대하여 미국과 다른 몇몇 국가들이 거부권을 행사하였던 것이 드러날 것이다.

4) 유엔 192회원국들 중 대략 2/3 또는 그 이상의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명확하게 지지하고 승인할 것이다.

5) 팔레스타인이 국제 사법 재판소를 포함한 모든 국제기구의 정회원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6) 팔레스타인에 국제군에 의한 보호를 요청할 기회가 열리고,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의 식민화를 종식시키기 위하여 국제적인 노력이나 논쟁이 역할을 할 것이다.

7) 초안 협상, 모호한 협상,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체제(PA)라는 오슬로 문화를 끝내고,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PLO)가 하나의 국가로 바뀌는 것을 도울 것이다.


미스 리플리(서상덕 위원)

서상덕/ 인권연대 운영위원

 나는 거의 신경질적이다 싶을 정도로 TV드라마를 싫어한다. 거기다 눈물까지 짜내는 멜로까지 합세하면 거의 혐오(?)하는 수준에 이른다. 어릴 때도 온가족이 한데 모여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어머니가 인기드라마를 방영하는 채널로 돌리면 열이면 열 투덜대며 딴 놀이거리를 찾곤 했다.   

 개연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 주제나 산으로 가는 스토리, 억지스런 내용까지는 어떻게 근근이 견뎌본다 해도 부조리와 불의를 ‘영웅’이나 ‘성공’이란 단어와 대치시켜버리는 앞에서는, 어떤 유별난 정의감이 있는 게 아닌데도 보기조차 힘겨워질 때가 많았다. 그런 드라마에, 주인공의 부침에 따라 박수를 치기도 하고 혀를 차는 어머니 모습에 짜증을 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요즘 한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하는 '미스 리플리'라는 드라마가 인기인 모양이다. 드라마에 알레르기가 있다시피 한 나로서는 일부러 찾아 ‘본방사수’를 할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지만 재미있다는 주위 얘기에 끌려 식당이나 터미널 등에서 사람들 어깨너머로 슬쩍슬쩍 넘겨다본 적이 있다. 이 드라마는 호텔을 배경으로, 화려한 성공과 실패 속에 감춰진 인간의 욕망과 사랑을 담아낸 전통 멜로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돈도, 학벌도, 운도 없는, 그래서 부당한 일을 당해도 도망치거나 참는 것으로밖에 세상에 응전할 방법이 없는 낯익은 우리 이웃의 딸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우연히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런데 우습게도 단순한 거짓말 한마디에 아무리 노력해도 열리지 않던 문들이 활짝 활짝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이 발견한 현실은 굳게 믿었던 도덕교과서의 내용과는 전혀 딴판으로 속는 사람이 바보고 속이는 사람이 웃는 승리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드라마 '미스 리플리'
사진 출처 - MBC

 그런데 이런 드라마가 왜 인기를 끄는 걸까. 아마 지금 당장은 거짓말쟁이가 더 신뢰를 얻고 나쁜 사람들이 더 많은 걸 누리는 부조리한 현실을 눈앞에서 까발리고 끝내는 그런 삶이 파탄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드라마에서 사회는 여전히 거짓말을 권하는 부조리투성이 세상처럼 보인다. ‘성공’이라는 목표 앞에 거짓말은 성공의 계단쯤으로 치부되며 세상살이에 있어 훌륭한 도구로까지 포장된다.

 이 드라마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리플리’는 누구나 한 번쯤을 들어보았을 전설적인 미남배우 알랭 들롱이 주연한 프랑스영화 ‘태양은 가득히’(1960)에서 주인공의 극중 배역인 톰 리플리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가난한 청년 리플리는 부잣집 친구를 죽이고 그의 대역을 하는데 그의 이름은 친구를 모사, 복제(replication)하는 역할을 암시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이름을 딴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진짜로 믿고, 현실을 부정하여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정신병리 현상을 말한다. 리플리 증후군에 빠진 사람은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신분 상승 욕구에 사로잡혀 거짓말을 밥 먹듯 하다 결국은 자기 자신마저 속이고 자신만의 환상 속에서 살게 되는 인격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이들은 자신이 한 거짓말마저 사실로 믿기 때문에 스스로 거짓말을 인식하지 못한다. 당연히 자신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 때문에 결국 자신이 내뱉은 거짓말이란 성에 갇혀 스스로를 질식시켜 죽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미스 리플리, 미스터 리플리들이 넘쳐나고 있다. 왜 그럴까. 답은 단순하다. 선을 선으로, 악을 악으로 바라보고 판단할 줄 아는 정의에 대한 감수성이 약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많은 ‘리플리’들이 일취월장, 승자의 권리를 향유하는 동안에도 도무지 거짓의 꺼풀이 벗겨지지 않을 듯한 우리 사회의 흐름. 이런 숨 쉬기조차 힘들게 느껴지는 공기가 대중들로 하여금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리플리 대열에 끼지 못하면 억울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또 다른 거짓을 가공해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드라마‘미스 리플리’는 거짓말로 만들어지는 달콤한 세상이 곧 악마가 안겨주는 독배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들려주고 있지만,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도 드라마보다 강한 현실의 성에 갇혀 스스로를 질식시켜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서상덕 위원은 현재 가톨릭 신문사에 재직 중입니다.


병영문화 혁신 토론회 열려
가혹행위 확인때 부대 해체 검토
총기사고뒤에도 25% “구타 필요”

강화도 해병대 총기 사건 발생 보름째를 맞이해 18일 군 당국이 사고예방 대책 가운데 하나로 가혹행위와 기수열외(왕따) 등에 가담한 해병대 병사는 일정 기간 붉은 명찰을 부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붉은 명찰은 8각 모자, 섀미 군화와 함께 해병대의 상징이다. 기수열외에는 ‘해병열외’로 대응하겠다는 셈이다.
이날 오후 경기도 김포 해병2사단 필승관에서 열린 ‘해병대 병영문화 혁신 대토론회’에서 해병대사령부는 “병영 내 악·폐습을 척결하라는 사령관 특별명령을 내리고 이를 위반한 경우 명령위반죄로 엄중처벌하겠다”며 “명령 위반자는 빨간 명찰을 회수하고 사령부 차원에서 소속을 변경시키겠다”고 밝혔다. 중대급 이하 부대에서 가혹행위 등이 확인될 경우 해당 부대를 해체하고 재창설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다만 기수 문화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공존하는 만큼 당장 폐지를 검토하지는 않기로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사회를 본 이상훈 해병2사단장(소장)은 “장병을 대상으로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총기 사건 전후에 조사를 해봤다”며 그 결과를 소개했다. 총기사건 전에는 ‘구타가 필요하다’와 ‘아니다’가 46% 대 54%로 갈렸는데, 사건 뒤에는 그 비율이 25% 대 75%로 변했다. 비율이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해병대 장병 넷 중 한명은 “구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민간이 함께 참여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먼저인데 (국방부가) 무슨 단계별로 행사 치르듯이 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서는 제대로 된 대안이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자연을 허물어 자유를 잃다 - 임아연/ 한밭대 학생

임아연/ 한밭대 학생

 사람들은 높은 담장 안에 스스로 갇힌다. 더 크고 굵고 튼튼한 자물통을 찾는다. 이렇게 자유를 떠나 불행을 택한다. 장담할 수 없는 성공, 부에 대한 욕심, 그 알 수 없는 맹신에 기대어 사람들은 도시로 밀려든다. 그 도시가 폭발할 지경에 이르면 그들은 새로운 도시들을 만들어 낸다.

 필리핀에서 지내온 1년 가까운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의 삶이 어떠냐고 내게 물었다. 그럴 때마다 우스갯소리처럼 답했다. "아주 좋아요, 마닐라만 빼고." 필리핀 북부에 있는 평균 2천 미터가 넘는 까마득한 산맥을 여행하다 프랑스에서 왔다는 두 형제를 만났다. 프랑스에서 가장 좋은 곳은 어디냐고 물었다. 형제가 대답했다. "다 좋은데… 파리 빼고는."

 파리는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확실히 마닐라보단 서울이 좀 더 번듯하긴 하다. 그런데 이런 비교가 무의미 할 만큼 서울도, 마닐라도 너무 복잡하다. 매일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은 끔찍하다. 도심 한복판에서 크게 숨 한 번 들이마시기엔 폐 건강이 염려되고, 잊을만하면 살인사건 뉴스로 세상 흉흉하다. 서울에선 CCTV가, 마닐라에선 정복차림의 경비원들이 수시로 감시하고, 모든 집들의 문들은 둔탁하게 잠겨있다.

 시골로 떠났다. 온 가족이 외출을 하는데 허름한 나무문을 대강 닫아 놓는다. 담은 말 그대로 담의 역할을 하기보다 외관을 꾸미기위한 장식에 더 가깝다. 허리 높이 쯤 되게끔 대나무로 얼기설기 엮어놓거나 나지막한 꽃나무가 담을 대신하기도 한다. 콘크리트로 두껍게 쌓아올린 벽이 아니라 더운 기후에 맞게 사방이 트인 니파 오두막을 짓는다. 밥 때가 되면 근처 바다 양식장에서 잡아온 물고기와 새우를 바나나 잎에 올려 낸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지니고 있는 필리핀의 민다나오섬
사진 출처 - 한겨레

 적어도 내겐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두 세 개의 문을 지나야만 하는 마닐라보다 바람도 참새도 개구리도 마음대로 집 안에서 쉬었다 가는 시골 마을이 좋았다. 에어컨 빵빵 나오는 기숙사 방 보다 야자나무 그늘 아래 해먹에 누워 낮잠 한 숨 늘어지게 자던 그 시간이 더 행복했다.

 사람들은 지켜야 할 게 많을수록 더 높이 담을 쌓고 여러 겹의 문을 만들어 냈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들은 더욱 서로를 믿지 못해 감시하고 경계해야만 했다. 흙과 나무보다 콘크리트와 철근이 더 많아진, 도시화된 곳으로 밀려든 사람들이 그랬다. 누군가가 말했다. "'sugar-free.' 있는 게 아니라 없는 게 자유로운 것"이라고.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은 그래서 자유로워 보이지 않았다.

 2018년 동계 올림픽이 우리나라 평창에서 유치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람들이 김연아가 프리젠테이션 할 때 입고 나온 옷 브랜드가 어디냐고 관심을 가질 때, 문득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던 나의 20대 초반 그 어느 무렵에 무작정 혼자 찾아간 강원도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큰 품으로 가만히 나를 위로하던, 평화롭던 자연이 생각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제 곧 몇 년 사이에 그 깊고 울창한 산을 관통하는 터널이 만들어 질 것이다. 결국엔 자연에게도, 사람에게도 그 터널 굵기 만한 상처가 가슴에 뻥 뚫리겠지. 더구나 개발엔 항상 투기가 쫒아 오기 마련일 테니, 머지않아 '지켜할 게 많은 사람들'이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고속철도가 지나는 길목을 따라 담을 쌓고 두꺼운 자물통으로 스스로 가두려 할 것이다.

 개발로 인한 편리함이 꼭 행복을 가져다주진 않는다. 내가 그러했듯 누군가는 손 때 묻지 않은 자연의 품에서 위로받을 텐데, 사람의 욕심으로 인해 그 풍요로웠던 자연이 도시의 모습으로 냉랭하게 돌아서 버릴까 두렵다. 4대강 사업 지역에서 폭우에 쓸려 내려가던 시뻘건 강물이 피눈물 같았는데 이제 강원도의 눈물까지 보게 될까 마음이 무겁다.


[서울시교육청 직무연수(서울교육 2011-459) 지정]

교육희망, 인권이 해답이다!

 인권연대 교육센터는 여름방학을 맞아 현직 교사들을 위한 인권교육 직무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였습니다. 올해로 17기를 맞는 이번 연수에서는 인권교육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번 인권 연수를 통해 선생님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연수안내
○ 일시: 2011년 7월 25일(월)~27일(수), 3일간
○ 장소: 남영동 인권기념관 7층 교육장(옛 남영동 대공분실)
☞ 약도 클릭
          (지하철 1호선 남영역 1번출구, 4호선 숙대입구역 7번 출구)
○ 주최: 인권연대 교육센터             
○ 진행: 15시간(1학점, 성적산출 안함)

 

* 신청안내
○ 대상: 전국 초·중·고 교사 누구나
○ 모집인원: 선착순 40명(입금을 하셔야 최종신청이 완료됩니다)
○ 수강료: 40,000원(교재비 포함, 식사는 개별 진행)
             (인권연대 CMS 회원은 20% 할인으로 32,000원)
○ 입금: 우리은행, 1005-801-523022(예금주:인권연대)
○ 신청방법:
직무연수참가 신청서(다운) 팩스로 접수
○ 접수: (전화) 02-749-9004/ (팩스) 02-3672-0438/
hrights@chol.com

 [2011년 여름 인권교육 직무연수]

인권과 법률

7월 25일(월)

7월 26일(화)

7월 27일(수)

시간

내   용

시간

내   용

시간

내   용

09:30
-
10:00

개강식

10:00
-
11:50

인권문헌을 통해서 본 인권-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0:00
-
11:50

표현의 자유와 법률
-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

10:00
-
11:50

정의와 법률
- 김도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2:00

점심식사

12:00

점심식사

12:00

점심식사

13:30
-
16
:20

학교에서의 인권교육
- 이필우
(마산 내서여고 교사)

13:30
-
15:20

인권을 위한 법률
-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3:30
-
15:20

생활속의 인권 그리고 법률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15:30
-
17:20

학교와 법률
- 김희수
(변호사)

15:30
-
16:20

종강 및 평가 설문

16:30

종강식

 8월 영화모임은 납량특집물을 준비했습니다. 공포영화 <불신지옥>(2009, 감독 이용주)입니다. 음향이나 특수효과로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여느 공포영화와 달리, 이야기의 힘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신개념 공포물입니다.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장르물의 외피를 쓰고, 종교(믿음 혹은 광신)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이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 이래, 종교에 관한 가장 회의적인 시선을 던지는 영화일 겁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섭습니다. 

 한국공포 영화는 사다코의 아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꼭 참석하세요!!! 으흐흐흐흐~

  • 일시 : 2011년 8월 19일(금) 저녁 7시 30분
  • 장소 : 가톨릭청년센터(2호선 홍대입구역 2번 출구 도보 10분)
  • 문의 : 인권연대 사무국(02-749-9004)

  영화 정보

INFORMATION
영어제목 :  Possessed
감독 :
 이용주
주연 : 남상미, 류승룡
제작사 :
(주)영화사 아침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 플렉스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9년
상영시간 : 106분
장르 :
 공포, 미스터리

SYNOPSYS

신들린 소녀를 향한 잔혹한 믿음 (불신지옥) | 동생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기도에 빠진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던 동생 ‘소진’. 어느 날 동생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언니 희진은 급히 집으로 내려오지만, 엄마는 기도하면 소진이 돌아올 거라며 교회에만 들락거리고 담당 형사 태환은 단순 가출로 여기고 형식적인 수사를 진행한다. 

 그러던 중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여자 정미가 소진에게 남긴 유서가 발견되고, 경비원 귀갑과 아파트 주민 경자에게서 소진이가 신들린 아이였다는 말을 듣자 희진과 태환은 혼란에 빠진다. 죽은 정미가 엄마와 같은 교회에 다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다음날 경비원 귀갑이 죽은 채 발견되지만 엄마는 침묵을 지킨 채 기도에만 매달린다. 소진의 행방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고, 동생이 사라진 이후부터 희진의 꿈에는 죽은 사람의 환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살 타는 냄새가 날 때까지 불에 달군 숟가락으로 엉덩이를 지짐”(7월 1~2일 해병 1사단)
“선임병이 보는 앞에서 성행위 경험을 얘기하지 않자 ‘너 고자 아니냐’라며 자위 행위를 강요”
“화염 방사기처럼 에프킬라 뿌리고 라이터로 불 붙이면 후임들은 벽에 매미처럼 붙어 피하기”

군인권센터와 인권연대가 지난 14일 발표한 해병대 병영 생활 사례 30가지 가운데 일부이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역한 해병대 병사들과 휴가 나온 해병대 병사들의 증언을 수집하는 등의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기수 열외 및 구타·가혹 행위 이외에도 △간부가 관리해야 하는 소원수리함을 병사가 관리하고  △벌레 먹이기 △대소변 강제로 참게 하기 △불에 달군 숟가락으로 엉덩이 지지기 △금품갈취 △소원수리 한 사람 색출하기 △자위행위 강요하기 등 충격적인 인권침해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병대에선 해병대에 관한 은유적 표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해병대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표현은 실제로 “해병대는 밤에 맞으면서 교육받는다”는 뜻이며, ‘해병대는 말이 없다’는 말은 “내부 고발하는 해병은 해병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통용된다는 것이다. 또한 ‘해병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표현은 흔적이 없도록 교묘하게 때린다는 의미이다.

해병대의 일상 병영생활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먹어봐, 먹어봐” 하며 벌레 억지로 먹이는가 하면, 다과류 섭취의 경우 김치 담는 커다란 용기(락앤락)에 담긴 과자나 즉석자장면(짜파게티)을 토할 때까지 억지로 먹이는 일이 횡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낙준(왼쪽) 해병대사령관과 김관진 국방부장관.
@CBS노컷뉴스


또한 코를 고는 병사들의 경우 잠을 못자게 하고 욕설과 구타가 이뤄지고, 생리현상 처리의 경우 ‘화장실 다녀와도 좋은지 알고 싶습니다’라고 선임병의 허락을 받도록 하기 때문에 변비에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이밖에도 ‘돌려가며 후임 폭행’(돌림빵) ‘담뱃불을 피부에 직접 대고 눌러 태우기’(담배빵) 등의 폭력적인 문화 뿐 아니라 △여자 친구 편지를 모든 선임병에 돌려 읽게 하거나 △선임들이 여자 친구와의 성경험 물어보면 대답해야 하고 △휴가 다녀올 때마다 ‘여친이랑 했냐?’라고 물어보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성희롱 또는 모욕적인 생활이 뿌리깊게 퍼져 있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이번 2사단 총기난사에서 크게 문제가 됐던 ‘기수열외’ 현상에 대해 상세한 내용도 공개됐다. 후임병에게도 반발과 욕설, 구타 및 왕따를 당하는 기수열외는 병장들의 회의로 결정되고 상병이 하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병대 병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주로 대상이 되며, 예를 들어 △(해병대의) 악습 철폐를 시도하는 병사 △이른바 ‘고문관’ 병사 △자주 의무실을 왕래하는 병사 △기수열외 당한 장병에게 동정심을 보이거나 말을 거는 병사 등이 결정된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기수열외’된 선임병에게 기수열외 취급을 하는데 동참하지 않는 후임병 역시 기수열외의 대상이 된다.

기수열외 문화에 대해 지휘관은 귀찮다거나 지휘에 용이하다는 이유로 이를 묵인하는 경우가 많고, 피해 병사가 타 부대로 전출돼도 소문이 퍼져 기수열외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돼왔다고 군인권센터는 설명했다.

군인권센터는 “일부 언론에서는 800기 후반부터 생겨났다고 했으나 실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오던 악습”이라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해병들의 진술이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김 상병에 대한 인권침해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며 “국방부는 하루 속히 김 상병에 대한 인권침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해야 하며, 해병대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전면적인 인권실태조사 요청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3월에 해병대 1사단 구타 및 가혹행위 사건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와 권고에 따라 해병대사령관은 서면 경고까지 받았지만 해병대사령관은 재발방지를 위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다”며 “하지만, 사건 발생후 초급장교와 부사관 구속, 연대장과 대대장 보직 해임, 구타가혹행위에 가담한 가해병사 구속 등 책임을 부하들에게 전가하는 비겁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번 사태가 매우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자국 국방 현안을 돌보는 데 전념하기는커녕 오늘부터 중국을 순방 길에 오르는 무책임함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김관진 장관과 유낙준 사령관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국회는 국방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즉각 상정”하라고 촉구했다.

조현오 청장 "정치적중립 확고 … 겸허히 수용"

전국 지방경찰청·경찰서 수사·형사과장과 경찰 수뇌부, 수사구조개혁전략기획단 등 경찰 580여명이 13일 한자리에 모여 외부인사들로부터 경찰 수사에 대한 쓴소리를 들었다.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워크숍에는 시민단체 학계 언론계 일반 국민 등 11명이 패널로 등장해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한진중공업 사건에서 보듯 경찰이 검찰이나 지휘부, 부하 뒤에 숨지 말고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인권 보호 때문에 수사를 못하겠다는 말을 하려면 경찰을 하지말라"고 질타했다. 참여연대 박근용 시민위원회 팀장은 "지난 6월 부산 한진중공업 '1차 희망버스'때 경찰이 소환장을 발부했는데 월담 등 불법행위자뿐 아니라 얼굴이 찍힌 모든 사람에게 보냈더라"면서 "불법 집회로 규정할 경우 근처 기지국 전파를 조사해 마구잡이로 감청하고 인터넷 포털 등에 개인정보를 요청하는 것도 과잉수사"라고 비판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최근 부산 한진중공업 시위에 대해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타인의 공장에 소유주의 의사에 반해 들어가려한 것은 엄연한 현행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차단에 나선 것"이라면서 "쌍용차 사태 때도 그랬지만 시위와 관련해 경찰은 청와대 등 어떤 외부 기관의 개입에도 휘둘리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조 청장은 "경찰이 정치적인 중립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면서 "경직된 조직 문화에 대한 문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희망버스참가자 "최루액 얼굴 향해 발사" 주장

한진중공업 노동자와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지 방문했던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3일 "평화집회에서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둘렀다"며 "조현오 경찰청장과 서천호 부산경찰청장을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를 평화롭게 진행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히고 정당과 종교, 사회단체 대표자들이 경찰청장에게안전을 위해 중립을 지켜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7000명의 경력을 동원해 차벽을 설치하고 참여자들을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화행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지만 경찰은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이 포함된 참여자들에게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최루액을 살수차로 뿌려대고 심지어 얼굴을 조준해 발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많은 이들이 화상과 호흡곤란으로 고통스러워 할 때 방패를 휘두르며 난입해 참여자를 폭행하고 50명을 연행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경찰은 최루액 주성분인 노니바마이드에 대해 '경미한 자극 외에 독성 보고는 없다'고 밝혔지만 물질안전자료에 따르면 접촉했을 때 매우 유해하고 과량 노출되면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2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 1만여 명은 김 지도위원이 고공농성을 한 지 185일째인 지난 9일 전국에서 185대의 버스를 타고 부산에 모여 1박2일 일정으로 문화제 등을 진행했으며 크레인이 있는 영도조선소로 행진하다 10일 오전 2시30분쯤 강제 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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